믿지 않더라도 괜히 찜찜한 미신
영화 <파묘>가 흥행하면서 묘 이장, 풍수, 조상 묘터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졌습니다. 극 중에선 “터가 탈이 난다”, “묘를 잘못 건드리면 집안이 기운다”는 대사들이 반복되는데요. 물론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진 이야기지만, 이장이나 개장과 관련된 이런 속설들은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종종 듣게 되는 말입니다.
삼재라서 안 된다, 윤달이어야 한다, 손 없는 날을 골라야 탈이 없다… 과학적으로는 설명되지 않지만, 이상하게 한 번쯤 신경 쓰이게 되는 이야기들이죠. 가족 중 누군가는 “그냥 날짜 편할 때 하면 되지”라고 말하지만, 또 누군가는 “괜히 탈 나면 어쩌려고”라며 조심합니다.
오늘은 그렇게 막연한 불안과 신념 사이에서 여전히 회자되는 우리나라 대표 미신들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윤달, 삼재, 손 없는 날처럼 장례나 이장, 집안일과 관련된 믿음들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요? 그리고 우리는 그걸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1. 삼재 – 9년에 한 번, 조심해야 한다는 세 해
나 삼재라 재수가 없나봐
이런 얘기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삼재는 띠에 따라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3년간의 재앙 운을 뜻하는 민속 신앙입니다. 12지(띠)를 기준으로 9년(또는 12년) 주기 중 3년이 삼재에 해당한다고 하며, 실제로 ‘삼재가 드는 해’에 나쁜 일이 생긴다고 믿는 분들이 많습니다.
첫 해에는 사고, 둘째 해에는 건강, 셋째 해에는 재물운이 나빠진다는 식의 구체적 해석도 존재하기 때문에 삼재에 들어선 해에는 이사, 개업, 결혼은 물론 이장이나 개장 같은 중요한 일도 미루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집안 어른들이 특히 예민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실적인 조율이 필요할 때가 많죠.
2. 손 없는 날 – 무탈하게 지나가기 위한 최소한의 배려
손 없는 날은 이사, 결혼, 고사뿐 아니라 이장∙개장 일정까지 영향을 줄 만큼 널리 퍼져 있는 민속 길일입니다. 음력 매달 9일, 10일, 19일, 20일, 29일, 30일에 해당하며, ‘손(損)’은 악귀나 나쁜 기운을 뜻합니다.
전통적으로 이 날에는 귀신이 동서남북 어느 방위에도 없기 때문에 중요한 일을 해도 탈이 없다고 믿어졌습니다. 지금도 손 없는 날에는 이사, 결혼, 고사, 이장·개장 등 중요한 행사를 진행하며 실제로 이 날에는 예약이 몰려 가격이 오르거나 일정을 잡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3. 화요일 이사 금지설 – 불(火)처럼 번진 말장난
화요일엔 이사하면 불난다
이 말이 많이 회자되는 이유는 바로 ‘화(火)’와 ‘불(火)’의 중의적 의미 때문인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화요일 이사 금지설은 언어유희에서 비롯된 미신, 즉 말장난입니다. 화(火)요일이라는 글자 자체에서 연상되는 부정적 이미지가 민속 신앙과 맞물려 실제 금기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이삿짐센터나 장례 서비스 업체에서도 화요일을 피하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해요. 뚜렷한 이유는 없지만 괜히 찜찜해서, 혹은 어르신이 불편해하셔서 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4. 귀신 나오는 날 – 백중, 정월 대보름, 한식
백중날(음력 7월 15일),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 한식(음력 4월 5일 전후)은 조상의 혼령이 이승을 찾는 날로 여겨집니다. 이런 날에는 함부로 이장을 하거나 무덤을 손대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믿음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백중날에는 불교식 제사와 민속이 결합되어 조상에게 음식을 올리고 혼을 달래는 풍습이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어르신들이 이장∙개장을 이때 피하자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새집 이사 날, 뭘 먼저 들이면 좋을까?
이사와 관련된 오랜 풍습이 참 많은데요. 그중 ‘첫 물건 들이기’라는 풍습에는 쌀, 숯, 소금, 돈봉투, 달력 등 다양한 물건에 대한 의미가 있습니다. 쌀은 먹고살 걱정이 없길 바란다는 의미, 숯은 나쁜 기운을 흡수한다는 의미로 많이 들여놓습니다. 지방이나 가정마다 풍습이 조금씩 다르며 요즘 신축 아파트 입주 시에도 이 풍습을 챙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6. 윤달 – 죽은 사람도 자리를 비우는 달?
윤달은 음력의 계절 보정을 위해 생긴 13번째 달입니다. 태음력에서는 매년 시간이 조금씩 밀리기 때문에 2~3년에 한 번씩 달을 하나 더 두어 계절과 시간을 맞추는데요, 이 달을 윤달이라 부릅니다. 민속적으로는 “이 달엔 죽은 사람도 집을 비운다”, “귀신이 활동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장·개장 같은 큰일을 하기에 무탈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았습니다.
실제로도 윤달은 이장·개장 수요가 몰리는 시기입니다. 화장장 예약은 몇 달 전부터 마감되고, 인기 있는 봉안당은 자리가 없는 경우도 흔합니다. 때문에 윤달에 일정을 잡으려면 연초부터 미리 준비하고 예약을 서두르는 것이 필수입니다.
특히 개장 신고, 화장장 예약, 유골함 이동 등의 절차는 혼자 준비하기에는 복잡하고 빠듯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관련 절차를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업체를 미리 만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원하시는 날짜와 일정에 최대한 가깝게 진행하려면, 빠른 대응과 경험 있는 전문가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미신,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미신이라고 하면 대개 비과학적이고 막연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 뿌리를 들여다보면 불안을 줄이고자 했던 조상들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를 피하고, 조심하는 태도를 생활 속에 녹이기 위한 일종의 지혜였다고도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고, 장례나 이장·개장은 제도적인 절차와 현실적인 조건이 훨씬 더 중요해졌습니다. 날짜를 고르느라 상황을 놓치고, 비용이 늘어나거나 절차가 꼬이는 일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조상을 향한 마음은 모두 소중합니다.
삼재든 손 없는 날이든 윤달이든, 어르신의 마음을 존중하고 전통을 이해하는 태도는 분명 필요합니다. 하지만 준비와 절차는 현실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도 사실이죠. 날짜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 가족에게 가장 무탈하고 현명한 선택입니다.
조상님복덕방은 미신보다 믿을 수 있는 정보와 경험으로, 이장∙개장을 준비하는 가족분들께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드립니다. 윤달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 내 상황에 맞는 준비와 결정입니다. 지금 바로 조상님복덕방에 상담 신청해보세요. 합리적인 일정과 비용,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함께 찾아드립니다.